eat, pray, love

http://imgmovie.naver.com/mdi/mit500/0709/70999_P46_100615.jpg


어제 동네 영화관에서 밤 8시 15분 마지막 상영회를 보았다. 좀 늦어서 서영이는 먼저 들여보내고 신랑과 둘이 봤는데, 평일날 저녁치고는 제법 사람이 들었다. 아마 영화가 일정부분 발리에서 촬영되어서 네시아 사람들의 호기심을 샀는지도 모르겠다.

원작을 며칠만에 훌쩍 읽어넘긴터라, 영화화된다는 소식, 게다가 여주인공이 줄리아 로버츠 라고 했을때 제법 기대가 되었다. 그녀는 완벽한 미인은 아니지만 세월이 지날수록 기품과 분위기가 흐른다. 물론 연기도 좋다. [샬롯의 거미줄]의 그 매력적인 거미의 목소리가 줄리아 그녀였다는 걸 아시는지.

원작만한 영화 없다고들 하는데, 일정부분 '응' 그리고 나머지는 '그래도 괜찮다' 라고 평하겠다.
일단 여주인공의 매력에 점수를 주고, 이탈리아 편의 재미가 책보다 생동감있으니 말이다. 발리 편은 생각보다 좀 시시했는데, 넓은 발리에 비해 일단 무대가 좀 한정적이고, 둘의 사랑에 대한 묘사와 충성도가 좀 떨어진다고 해야되나........  마지막 부분은 원작과는 좀 다른 느낌으로 각색되었다.

신랑은 여자들 취향의 영화에다 넘 길다고 살짝 투덜댔지만, 난 대체적으로 만족이다.
특히 이탈리아 어를 말로만 배우면 반만 배운다며 제스쳐를 연구? 하는 장면과, 스파게티를 먹는 장면, 우붓의 한가로운 밤, 오픈된 거실에서 둘이 조용히 책을 읽다가 남주인공이 일어나 보사노바 음악을 틀어놓고, 그녀에게 'It' time'이라며 손을 내미는 장면. 이 영화에서 정말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장면들이다. 전반적인 음악도 너무 좋아서 당장 ost를 찾아볼 요량.

역시 이태리인가...........  [Under the tuskan sun]이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In Italy, feeding me'라고 줄리아가 극중에서 말하는데, 우리들에게 이태리는 단지 몸을 살찌우는 것 뿐 아니라 자유로운 영혼과 삶의 방식까지 고스란히 '채워주는' 현대판 유토피아가 아닌가 싶다. 나 역시 토스카나 지방을 한 달 정도 차로 여행하면서, 마음껏 먹고 마시고 즐기고 싶은 온전한 소망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러고 보니 두 여주인공 모두 성공한 작가이자 뉴욕에서 이혼하고 그 상처를 이태리에서 치유받는다는 설정이 비슷하다.

몇 년 안에 서영이와 함께 이태리 가족여행을 떠났으면 좋겠다. 2년 후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떠나볼까.
생각만해도 행복해지는 오후의 꿈.


일상, 나이들어가니즘 마님 일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새벽 6시에 일어나 서영이 도시락 및 간식을 체크하고 준비물을 챙기고, 서영이 머리를 빗겨서 학교에 보낸다. 그날 기분에 따라서 묶어주기도 하고 핀도 꽂아주고 머리띠도 해주고......... 추석이라고 한국유치원 파티하는 날은 한복에 어울리는 땋은머리를 해주기도 했다.

그리고 나서는, 회사가서 마실 음료와 간식 등을 챙기고 준비를 한 후 사무실로 향한다. 아침에 각 지방 책임자들이 오늘 하루의 일정에 대해 문자메세지로 보고를 하는 것을 확인하고, 차안에서 오늘의 대강의 큰 일정을 생각한다. 그러면서 회사에서 나름 보람찬? 하루를 보낸다.

중간에 서영이 학교 픽업 스케줄이나 레슨 등을 체크하고, 퇴근무렵이 되면 오늘 저녁 먹거리를 정하고 집에 도착하면 바로 부엌에서 준비를 한다. 그렇게 저녁식사를 하고 나면 휴식. 간단한 운동도 하고 학교에서 오는 메세지 및 책을 확인하고 같이 공부도 좀 하다보면 서영이는 잠이 들고.........  잠자리를 봐주고 다음날 계획을 메모하고 잠이 든다.

그러다보니 토요일이 너무도 중요하고 여유있는 날이다. 아침에 좀 늦잠을 잘 수도 있고, 일주일 동안 세세히 신경쓰지 못했던 각종 집안 일을 해야하고 정리정돈을 해야한다. 서영이 책이나 물건들을 정리하고 금요일날 받아온 과제물을 같이 나란히 앉아 하는 것도 토요일 오전. 김치가 떨어지면 토요일 오전에 해야하고, 재래시장에 가서 싱싱한 유정란이나 살아있는 조개, 각종 야채들을 사올 수 있는 것도 토요일 아침이다.
냉동고, 냉장고 정리 및 청소를 할 수 있는 것도 토요일이요, 간만에 마사지나 페디큐어를 받을 수 있는 것도 토요일이다. 서영이 친구엄마들과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날이기도 하다.
보통 신랑은 토요일날 오전에 회사에 잠시 들렀다가 골프를 치고 저녁약속까지 하고 오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보면, 토요일이 나와 서영이의 개인시간이다.

일요일은 보통 아침에 준비해서 교회에 가고, 점심에 시내에서 가족외식을 한다. 교통체증으로 유명한 자카르타가 유일하게 일요일 하루 도로가 한산하다.  자카르타에서 구입해야하는 식료품 등이나 기타 물건들을 쇼핑한 후 오후에 집에 돌아와 쉬고, 가끔 공장에 가서 근무상태를 점검하기도 하면, 바로 일요일 밤이 된다. 그것이 바로 오늘, 그리고 지금이다.

이것이 2010년 9월 말, 만 서른아홉의 나의 일상이다. 그리고 이것은 계속 반복된다.
이제는 일상의 소중함을 아는 나이이기 때문에, 사치스럽게 재미없다거나, 혹은 지겹다거나, 이게 무어냐면서 한탄하거나 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올해는 나에게 아주 큰 변화의 해.  인생의 절반을 살았고, 이제 또 살아가야 하는 접는 선과 같은, 그런 해이다.

올해 나는 아주 많은 생각과 사건과 고민과 갈등 속에 휘둘렸다. 그러면서, 사는 것이 참 생각의 한끝차이이며, 인간이란 얼마나 정신적인 존재인가에 대해 생각했다. 지금까지 당연하게 살아왔던 일상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공포감, 건강에 대한 염려, 일상과 건강이라는 필요충분적 요소의 결핍이 가져올 처참한  결과들.......... 나이에 대한 한계. 거울의 잔혹함. 이제는 어찌 되돌려 볼 수 없는 사건과 세월들. 어찌보면 얼마전까지 그런 것들에 대해 화내고 슬퍼하고 분노하였다면, 이제는 그걸 감사와 노력과 겸손함으로 극복하고 승화해보려는 단계가 아닐까 싶다.

점점 신체기능이 떨어져, 나이들수록 많이 먹을수도 없다는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주변에 각종 질병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친구들도 있다. 너무너무 배고파서 현기증이 나다가도, 서둘러 먹은 한그릇 음식에 또 위가 뻐근할만큼 불편함이 느껴지는게 불과 10분차이일진대, 그것이 10만원짜리 스테이크이건 천원짜리 라면이든, 빈 속을 너무 꽉 차게 채우는 건 매한가지. 한없이 살 수 없고, 한없이 먹을 수도 없는 인간이 왜이리 탐하는 건 많고 아쉬운 건 또 한이 없더냐.

한비야씨 책에 보면, 인생을 80, 혹 90으로 보면 자기는 아직 젊다고 했다. 아직 반밖에 살지 않았고, 너무도 할 일이 많다고.......... 그래서 그녀는 불혹을 넘긴 나이에 유학을 떠났다. 참 에너지가 넘치는 인간형이다.
80살로 보면, 내년이면 나는 반을 접는다. 지금 나는 그 접는 선 가운데 있다. 나의 모든 인성, 습관, 사람관계, 건강, 재산, 그외의 모든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새로 시작해야되는 시점인 것이다.

물론 나이들어가면서 많이 변했다. 예전의 나는 정말 느리고 한없이 낙관적인 아이였고, 무엇이든 겁없이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이었고, 훨씬 많은 가능성을 믿었다. 저녁 9시 경부터 정신이 맑아져 12시 경이 절정이었으므로 모든 공부와 책읽기, 작업 및 디자인 등 창조적인 일들은 한밤중에 영감을 만나 역사가 일어났다. 그리곤 새벽 2시에 잠들기 일쑤여서 아침엔 당연히 늦잠. 그러다보니 지각도 잘하고, 밥은 안먹어도 화장은 하고 나가는 변장의 달인이었으며, 약속도 곧잘 늦어 지인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건지 철이 들어가는건지, 예전의 무모함?은 상당히 조심스럽게 변하고, 세상의 이치와 현실에 대해 온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인도네시아에 온 후로 정말 상상치도 못했던 '아침형 인간'으로 재탄생하여, 늦게 자거나 피곤해도 저절로 새벽 6시에 눈이 떠져 서영이를 다독여 학교에 보내는  나자신도 놀랄 정신력?을 발휘하고 있으니, 정말 오래살고 볼 일이다. 습관의 중요성, 그리고 사람이 정신력의 산물이라는 생각. 물론 우리집이 동향이라 아침이면 남국의 태양이 정통으로 비추는 것과, 인터넷도 느리고 기사없이 밤에 나다닐 수도 없는 네시아의 현실이 아침형 인간을 만드는데 일조했다는 걸 부정하진 않겠다.

이제는 미모보다 건강이라는 생각. 조금만 방심하면 살이 찌고, 그러면 바로 무릎도 불편하고 몸도 무겁고 소화도 안됀다. 이제는 소염제와 해열진통제를 동시에 복용하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커피를 많이 마시면 잠이 오지 않는다. 이게 바로 나이들어간다는 신호이고, 이제부터 오랜 싸움의 시작이라는 슬픈 자각이 든다. 아, 이렇게 나이들어가는구나...........

부쩍 커버린 서영이가 아쉽고, 요즘 왠지 강아지나 고양이가 기르고 싶은 것이, 이거이 슬슬 나이들어가니즘.
먹고사니즘과 나이들어가니즘의 조화는 어쩐지 어설픈 직장상사와의 노래방 블루스같다.


태풍이다 마님 일기

태풍이다. 거짓말 같은 태풍이다.
영화속도 아니고 남의 나라 일도 아닌, 바로 오늘 새벽 서울 이야기다.
새벽 5시 경에 친구 어진이가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했다. 자기집 거실 창문이 강풍에 산산조각이 나서, 금요일날 비행기를 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소식.

어제 밤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들어간 서영이 아빠는 비행기가 무사히 잘 도착했을까, 시댁에 전화해보니 걱정이 태산이다.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 검색해보니, 다행히 무사히 도착했단다. 하지만 서울은 오늘 아침 교통대란.
시댁 거실 창문도 강풍에 유리가 안으로 둥그렇게 휘어져 있단다.

좀 있다가 다시 어진이가 전화왔다. 출근하려던 남편이 밖에 나와 구경 좀 하라고 했단다.
나가보니, 남편 차 위에 정통으로 나무가 쓰려져, 뒷 창문 유리가 박살이 나고, 차지붕이 액션영화 소품처럼 찌그러져 있다는 거다.
정말 웬일이야~~~  가끔은 인생이 제일 치열한 반전드라마.

anomali cuaca - 이상 기후 - 가 인도네시아에 11월까지 계속된다고 했었다.
어제 남편이 열대성 이상기후를 몰고 서울로 가 태풍에 힘을 실어 주었나..........  여긴 오늘 오히려 해가 쨍쨍한 맑은 날씨.
방금 전에 서울에서 밝은 목소리로 전화가 왔다. 무사히, 감사히, 잘 도착하였다.

어제 밤에 일찍 잠들어 아빠 배웅을 못한 서영이는, 아침에 눈뜨자 바로 아빠를 찾는다. 벌써 보고 싶다고 한다.
시끄러운 새벽이 지나고, 조용한 일상의 시작이다. 출근해야지!

나의 르바란 계획 마님 일기

 계속되는 열공의 나날 - 열심히 공장다니는....... - 로 인해, 1년에 한 번 돌아오는 긴 르바란 휴가동안 무엇을 할까 여러 날 고민했었다. 지난 5월, 윤진의 결혼식으로 서영과 나는 서울에 다녀왔음으로, 이번에는 신랑 혼자 서울길에 보름간 오르기로 하였다. 그러기에 나와 서영이의 행보는 어찌 될 것인가.........  회사 휴무는 일주일 남짓, 서영이와 발리에 가서 지내볼까.

 그동안 꼭 가보고 싶었으나 거리가 멀어서 짧은 기간동안 가기에 무리가 있던 코스 - 첫날 새벽 비행기로 떠나 아침에 발리에 도착해 렌트카로 발리의 동쪽 끝 아메드로 떠난다..........  가는 길에 쿠삼바 염전을 들러 소금을 만드는 과정을 구경하고 소금도 좀 구입한 후, 짠디다사로. 그곳의 아만리조트에서 시원한 음료를 한 잔, 아니면 비싼 점심을 먹는 호사를 누린 후 드디어 아메드 해변.

 아메드에서 아무 생각없이 책도 보고 수영도 하면서 2일을 머문다.........  스노클링의 명소이니 서영이와 투명한 물에서 예쁜 물고기들을 볼 수 있겠지. 때가되면 슬슬 걸어 주변 레스토랑에서 바다를 보며 식사를 하고, 저녁이 되면 쉰다. 그러다 다음날 떠난다.

 우붓으로 가는 길에 아름답기로 유명한 물의 궁전, 띠르따 강가를 들른다. 사진도 찍고 산책을 하며 거닌다.
다시 떠나 한 시간 이상 차를 달리면 우붓을 만난다. 이곳은 나름 익숙한 곳이고, 바다를 즐겼으니 계곡을 즐길 차례.
수많은 멋진 맛진 식당들과 카페들은 늘 하루 정도밖에 우붓에 머물지 못하는 나에게 많은 고민을 남겨주었었지..........  하지만 이번엔 느긋하게 여러 곳을 다녀주리라. 카페에 앉아 일기도 쓰고 웹서핑도 하고 재미난 가게들도 기웃거려야지.

 그러다가 가장 발리답지 않지만 또한 가장 발리답다고 알려진 번화가로 옮긴다. 지인들이 4박5일간 발리 클럽메드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낸다고 했으니, 이틀 정도 묵으면서 그동안 심심했을 서영이에게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많은 액티비티를 제공. 이번엔 식음료 무제한 포함이니 와인을 많이 마시게 되겠지. 친구들이 쫌 주당이거든.

이렇게 찬란한 계획을 세웠었다. ㅡㅡ;;
총 7일동안 서영이와 그동안 가보고 싶던 지역을 느긋하게 돌면서 휴가를 즐겨보리라..........  하지만,
1년 최대의 명절이다 보니, 표 구하기도 힘들고 호텔 구하기도 힘들다. 가격이 평소의 2배 이상.
서영이를 데리고 둘만 다니자니, 살짝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 아이가 아프거나 다치거나 할 경우에 대한 노파심. 쉬운 예로 공항에서 갑자기 서영이가 화장실 가고 싶다고 할때 짐가방을 봐줄 사람이 없는 현실.
그러다 서울에서 20년지기 친구 어진이가 그 기간동안 자카르타를 방문할 수 있다는 소식에, 급반전. 그리하여 우린 휴가기간동안 텅 빈 자카르타를 지키는 독수리3자매?가 되기로 했다는............ 쿨럭.

예약이 가능했던 [anda amed]쪽에 사과메일을 보냈다. 다음엔 꼭 갈 수 있기를.
정말 10일 새벽에는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기도소리가 시끄럽다. 창문을 닫아도, 커텐을 쳐도 어쩔 수 없다.
시내 호텔을 2-3일 예약했다. 서영이가 태어난 해를 제외하고 르바란때 이렇게 지내보긴 처음.
그래도 친구가 와주어 행복하다. 간만에 즐거운 시간이 될듯.

5살짜리 엄마 미니미 이야기

 어리석은 처음엄마는 먼저 아이를 낳은 친구들한테 물었더랬다.........   "두 살때가 젤 이쁘다면서? 옛날 아기때가 더 이뻐 아님 지금이 더 이뻐?" .........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바보같은 질문인지 스스로 웃음이 흘러나온다.

 아기때는 그 생명의 생겨남 자체가 기적같다.  꼬물꼬물 작은 손과 발이 움직이고 방긋 웃기만 해도, 그렇게 대단하고 신기하여 거듭 놀라움과 감탄의 나날을 보낸다. 그러다 조금씩 말문이 트이고, 대화가 통화게 되고 부모를 이해하는 아이를 보면서, 그렇게 대견하고 흥미로울 수가 없다. 그리하여 아기때는 무조건 이뻐하다가, 점점 이유가 있는 사랑을 주게 된다.

 그러니 자기 자식이 언제가 제일 이뻤느냐고, 사랑의 크기가 점점 커지는지 작아지는지를 묻는 것 자체가 바보스런 일이다. 한 해 한 해 가치를 더해가는 골동품처럼, 아이와 부모가 함께 써나가는 역사가 더 값진 것임을 처음엄마는 조금씩 배워나간다.

 '사랑의 질량' 에 대하여 가끔 생각해본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랑'과 부모가 자식한테 느끼는 '사랑'은 그 질량의 성질과 계산법 자체가 다른 것 같다. 그 존재 자체가, 이미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그것이다.

 갈수록 왜 '내 새끼' 라고 하는지 알 것 같다. '내 아기', '내 아이', '우리 딸' '서영이'............  여타의 다른 호칭보다, 그저 바로 나의 조각이자 일부인 내 새끼. 여자는 엄마가 되면서부터 다시 태어난다. '새끼'를 가져 본 여자는 또다른 성별을 지닌다.

내 새끼 서영이가 14일날 만 5돌이 되었다. 서영이의 나이와, 나의 엄마 나이는 같다. 서영이와 함께 나도 5돌이 지났다.

아침에 잠든 서영이를 깨우면서, 오늘 서영이 생일이야~ 라고 했더니, 눈을 감은 채로 씨익! 웃는다. 본인도 태어남이 즐거운게다. 이제 제법 삶을 즐기는 법을 아는게다. 이 세상에 태어나 이 모든 것을 누리고 느끼는 것이 나름 행복한 게다.

유치원에서도 생일파티를 하고, 저녁에 여기 있는 가족들이 모여 식사를 하며 다시 축하해주었다. 덕분에 엄마는 많이 바빴지만, 그런 엄마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주고 최고라고 말해주는 서영이 덕분에 피곤한 줄도 모른다. 혹자는 서영이는 좋겠다~ 라고 하지만, 사실은 내가 서영이한테 고마운게다. 그렇게 착하고 건강하고 예쁘게 나의 딸로 와 주어서, 진정으로 나는 행복한게다.

해를 더해갈수록, 점점 더 성숙해지는 엄마, 지혜로와지는 엄마이고 싶다. 내 나이 서른 아홉에 엄마 나이 다섯 살, 내년 7월이면 서영이와 함께 엄마도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그러면서 또 많은 것을 배우고 새로 시작하게 되겠지. 하나님이 주신 가장 크신 선물. 5년째 아름답게 자라나는 축복을 항상 감사하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매일 눈을 뜨고 또 감는다.




1 2 3 4 5 6 7 8 9 10 다음